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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인사이트

‘무한가치’로 확장하는 — AI 혁명

권혜란
참고AI 투자 전쟁(송종호 저, 한국경제신문),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등
빅테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AI 시장이 확장되면서 세계적으로 AI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도 AI 거버넌스 체제 수립이 시급해졌다. AI가 일상뿐만 아니라 로보틱스,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스며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AI 시장의 잠재력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다.

한층 똑똑해진 AI가 바꿔놓은 풍경

비약적인 성장을 이룩한 AI가 인간의 역량을 뛰어넘어 전 세계적인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AI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산업군이 늘어나고 있다. 그 가시적인 변화에는 기존보다 진화한 생성형 AI의 등장이 절대적이다. 기존의 AI가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 대상을 이해했다면, 생성형 AI는 빅데이터를 자가 학습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한다. 이처럼 스스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생성형 AI는 기존 산업에서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금융 분야에 대화의 앞뒤 상황이나 전체 문맥을 이해하는 생성형 AI가 적용된다면 실제 은행원과 소통하는 듯한 금융 업무가 가능하다. 유망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대다수의 은행은 최근 생성형 AI를 어떻게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업무에 적용할지 전력을 쏟고 있다. 패션과 쇼핑몰 분야의 변화를 이끄는 것은 생성형 AI의 이미지 생성 기술이다. ‘원피스 입은 한국의 20대 여성 모델을 그려줘’라고 명령하면, 생성형 AI는 그에 걸맞은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제공한다. 모델 사용료가 부담스러운 영세 쇼핑몰의 경우, 생성형 AI를 통해 상세 페이지에 들어갈 이미지를 제작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스마트 팩토리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자동화된 공장에 문제가 발생하면 프로그래밍 전문가 대신 생성형 AI가 최적화된 방법으로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다.
생성형 AI를 업무와 비즈니스에 도입한다는 건, 마치 소통이 잘 되는 내부 전문가를 두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IT시스템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업으로 하는 LG CNS는 생성형 AI 도입 후 업무 문서 작성 및 검토시간은 약 40%, 고객상담 처리 시간은 약 30% 감소했다. 철강회사인 포스코는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설비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유지보수를 최적화함으로써 설비 가동률을 10% 향상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생산성 향상률도 15% 증가했다. 국내 검색엔진 기업들의 성과도 눈여겨볼 만 하다. 생성형 AI를 검색엔진에 반영한 결과, 카카오는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추천 정확도가 30% 향상되었으며 네이버는 검색 품질의 정확도가 15% 올라갔다. 실로 무시할 수 없는 수치와 성과다.

AI와 만나 ‘최강 대세’가 된 산업들

전자·반도체 업계에서도 최고의 화두는 AI다. 그중에서 ‘온디바이스(On-device) AI’에 대해 막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서버를 경유하지 않고 디바이스 안에 있는 자체 AI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소비자들의 이목까지 사로잡았다. 이에 발맞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박람회인 ‘CES’에서 2024년 LG전자는 AI 기술과 접목한 가전제품들을 선보였다.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OLED TV, 바닥 감지 기능을 갖춘 AI 청소기 등 AI 기술이 없던 시절에는 구현할 수 없던 것들이다. 스마트폰 업계도 흐름을 따라 혁신의 속도를 올렸다. 온디바이스 AI를 ‘핵심기술’로 내세우며 소구 중이다. 무엇보다 온디바이스 AI의 최대 장점은 보안 측면에서 안전성이 우수하다는 것이다. 서버를 통하지 않고 정보를 처리하기에 헬스케어, 금융, 개인 비서 등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분야에서 환영받을 예정이다.
로봇(로보틱스)도 AI와 결합해 전도유망할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로보틱스는 로봇 모양의 기계적·전기적 장치지만, 문제해결 능력과 판단 등을 담당하는 AI가 적용된다면 그 활용도는 극대화될 전망이다. 대화에 특화된 생성형 AI가 로보틱스에 적용된다면 로봇과 인간의 자연스럽고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고, 정교한 문제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로 AI 영향력에 힘입어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산업 분야로는 AI 반도체를 들 수 있다. AI와 AI 반도체는 서로 필연적인 관계다. AI의 연산 작업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AI 반도체는 일반 반도체보다 훨씬 높은 성능과 효율성을 지닌다. 게다가 전통적인 처리 하드웨어에 비해 저전력 및 저비용이란 강력한 장점도 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엔비디아가 90%를 장악하며 ‘시총 2조 달러 클럽’을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불과 1년여 전까지 게임용 반도체 제작 업체에 불과했던 엔비디아는 AI 열풍을 타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몸값 비싼 기업이 되었다. AI 반도체는 AI뿐만 아니라 AI 서버,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스마트 기기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2026년 AI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최대 400억 달러(약 55조 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는 AI 주도권 전쟁 중

AI와 연계되는 산업 분야가 많을수록 AI 시장의 패권은 곧 세계적인 권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 글로벌 AI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이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일찍부터 AI 연구부터 인재 양성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OpenAI 등 세계적인 AI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2021년부터 ‘미국 AI 리더십법’을 통과시켜 AI 관련 연구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정부 차원에서 AI 연구 및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 및 운영 중인 것이다. 중국은 AI 대혁명을 그 어떤 나라보다 민감하게 예견한 듯하다. 2017년에 발표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을 통해 중국은 2030년까지 AI 분야에서 세계 선도주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공포했다. 최신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AI 특허출원 누적 건수는 2만 9,853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으며, 전체의 61%를 차지하고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중국의 대기업들이 AI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것도 한몫하겠지만, 중국이 매년 수천 명의 AI 전문 인력을 공격적으로 키워내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일본은 AI를 활용한 로봇 기술 및 헬스케어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질적인 사회적 문제인 ‘인구 고령화’ 해결에 AI를 적극 도입하기 위해서다. 일본을 대표하는 다국적 기업인 히타치에선 최신 AI 기술을 활용해 로봇 간병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환자 모니터링, 일상 생활 지원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본격 상용화가 된다면, 고령화 사회의 핵심 인력이 되어 간병인의 부담을 줄이고, 환자 삶의 질을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최대의 AI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자율주행이나 AI 의료 진단 시스템 등 실생활에서 체감 가능한 AI의 영향력이 화제다.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옥스보티카가 대표적인데, 자율주행 차량용 AI 솔루션을 개발하여 도로 및 지하철에서의 자율주행을 실현 중이다. 또한 의료 기술 기업인 바빌론 헬스는 AI를 활용한 의료 진단 및 치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 서비스에 활용되는 AI는 정확도 80%를 기록했으며, 2018년 글로벌 헬스케어 부문 최초로 의사와 동등한 정확도를 달성한 내력도 보유 중이다.

일상과 경제에 덧입히는 AI의 미래가치

우리나라 역시 AI가 국가 경제성장과 국민 삶의 수준을 좌우하는 현 태세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초, 정부는 ‘AI 3대 강국 도약’과 ‘AI 일상화’를 위해 굵직한 안건을 내놓았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AI·디지털 혁신성장전략>과 <AI 일상화를 위한 24년 국민·산업·공공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대표로 들 수 있다. 글로벌 AI시장 공략과 국민 삶의 질 향상,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AI·디지털 혁신성장전략>은 혁신·산업·사회 등 분야별 핵심 정책과제와 추진 방향으로 구성된다. 먼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AI 기술혁신이다. 이를 위해 AI 기술력 도약을 위한 대형 R&D 프로젝트, AI 분야 고급인재 양성, AI 고도화 및 확산을 뒷받침하는 AI-Native 네트워크 구축 등이 추진된다. 두 번째는 산업 분야·업종별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AI를 도입·확산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전 산업 분야에서 AI 대전환의 가속화를 노릴 수 있다. 셋째는 의료, 복지, 국방 등의 국민 일상에 AI 도입을 추진하여 AI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는 앞서 말한 <AI 일상화를 위한 24년 국민·산업·공공 프로젝트 추진 계획>으로 이어져 구체화 될 계획이다. 12대 중증질환에 대한 의료 AI 솔루션, 장애인과 노년층의 일상생활 보조, 생성형 AI 기반의 홈서비스 실증 등이 그 예다.
위에 서술한 AI 도입·확산 전략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국민이 AI 혜택을 피부를 체감할 수 있는것은 물론이고 한국은 연간 310조 원의 경제 효과와 국내 GDP 연간 1.8%p 추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개인과 국가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AI. 우리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AI 르네상스’가 올지도 모른다. 그날을 대비해 AI를 향한 끊임없는 탐구는 전 인류가 공통으로 가져야 할 임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