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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 x Hope
트렌드 체크인

AI시대를 지배하는 자,
호모 프롬프트

정소야참고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외 저, 미래의창)
‘호모 프롬프트’는 인간(homo)과 명령어(promptus)의 합성어로, 챗GPT, 미드저니 등 생성형AI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등장한 개념이다. 이 새로운 합성어는 마치 ‘AI 기술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동시에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능력’ 또한 중요해 질 것이라는 예언처럼 들린다. 앞으로 호모 프롬프트 트렌드가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력과 이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 등을 살펴본다.

창작의 영역을 위협해온 AI

2023년 5월, 미국 할리우드 작가와 배우 노동조합이 동반 파업을 벌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무려 63년 만의 일로 ‘생성형 AI’에 의한 생존의 위협이 계기가 됐다. 미국 작가조합은 AI가 쓴 대본을 작가가 손보거나 그 반대도 허용하지 말 것을 주장했고, 배우들 역시 얼굴을 촬영해 영원히 AI 작업물로 활용하게 하자는 제안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이는 인공지능 발전이 인간의 성역이라 여겨졌던 ‘창작’ 영역에서도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지금도 생성형 AI는 작사·작곡, 기사 작성, 그림 그리기 등 언론·예술·문학·개발·디자인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창작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미국의 7대 빅테크 기업 역시도 인공지능 대전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그 대전의 중심에서 챗봇의 계산 능력은 2년마다 100배씩 향상되고, 10년 후에는 지금의 100만 배가 될 것이라 한다. 기업은 이제 인간이 아닌 AI를 고용하게 될까. 인간에게는 그야말로 아찔한 미래다.

인공지능에 대처하는 자세

역사적으로 신기술은 늘 갈등을 빚어왔다. 그 근원에는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인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늘 관련 산업에 의해 신규 일자리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복지도 개선되어 왔다. 지금 인공지능 시대에도 기대와 두려움이 중첩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5년간 전 세계 6,90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지만, 8,300만 개는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100년 이내에 인간 수준의 생성형 AI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견도 우세하다. 위기를 느낀 일부에서는 기술 규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과거의 경험을 미뤄볼 때 그 효용성에는 의문이 따른다.
1865년 영국에서 처음 증기자동차가 만들어져 보급될 무렵, 영국에서는 ‘붉은깃발법’을 만들었다. 마차업계와의 갈등이 심화되자 임시방편으로 자동차를 마차보다 빨리 달릴 수 없게 한 규제였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은 영국이 세계 최초 자동차 발명국이면서도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독일과 미국에 현저히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래에 대한 외면도 배척도 아니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진행 방향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호모 프롬프트’로서의 사회적·조직적·개인적 대비책을 준비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인간의 힘! 인문학적 소양과 창의력

챗GPT의 탁월함은 ‘채팅’이라는 매우 익숙하고 친근한 소통 방식을 사용한 데 있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쉽게 챗GPT와 채팅을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바로 ‘호모 프롬프트’로의 역량을 키워야하는 까닭이다.
인공지능을 업무에 활용하면, 평소 노력의 20% 정도만으로도 기존 결과물 대비 80% 수준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한계는 나머지 20%를 완벽하게 채울 수 없다는 데 있다. 자신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결과를 내놓았는지 스스로 평가해 오류를 보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인공지능 결과물에 대한 판단과 선택은 ‘비판적 사고’에 달려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진 독보적인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은 시대가 첨단화될수록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인문학적 소양’ 즉,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탐구함으로써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이러한 인문학적 소양은 인간의 창의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데, 창의력에는 기존의 것을 ‘조합하는 창의력’, 구조를 바탕에 두고 ‘탐구하는 창의력’, 완전히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변화의 창의력’이 있다. 그 중 조합과 탐구는 AI기술에 적용할 수 있지만, ‘변화의 창의력’만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으로 유효하다. 이러한 역량을 개발함으로써 인공지능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인재가 새 시대의 진정한 ‘호모 프롬프트’인 것이다.

미래 부의 흐름을 지배할 ‘AI 프리너

오픈 AI는 챗GPT 서비스를 선보이는 동시에 해당 기능의 ‘API’를 모두 공개했다. 이는 유통·여행·금융 등 어느 분야에서든 챗GPT 기능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여행 플랫폼 기업은 AI여행 플래너에 챗GPT를 도입해, 고객이 “일본 오사카 여행 3박 4일 일정 추천해줘”라고 입력하면 맞춤 여행 계획을 제시하도록 했다. 신차 구매 플랫폼은 맞춤형 ‘차량추천AI’ 서비스를 개발하고, 교육 스타트업은 코딩 학습을 돕는 ‘AI 헬피’를 출시하기도 했다.
기업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모 백화점의 경우, 사내 카피라이팅 시스템을 활용해 평소 2주가량 소요되던 업무시간을 3~4시간으로 단축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간과 비용 절감이라는 효율적 측면에서도 생성형 AI는 비즈니스 전 영역에서 보다 폭넓게 활용될 것이다. 그야말로 인공지능의 혜택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곧 소비 방식과 소비 세력의 교체는 물론 소비 생태계와 지형도의 변화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부의 흐름은 ‘AI 프리너(AI-preneur)’들이 끌어가게 될 것이다. 이는 AI와 Entrepreneur(기업가)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말한다.

니체는 인간을 ‘자신을 초월하고 넘어서는 존재’라 강조했다. 인간은 늘 현실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가는 존재라는 의미다. 인공지능의 기술적 결과물에 매몰되지 않고, 스스로를 성찰하며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 새 시대를 준비하는 해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

AI가 뛰어넘을 수 없는 인간의 ‘비판적 사고능력’이란?
  • ① 경계를 넘나들며 일하는 능력
  • ② 통찰하는 능력
  • ③ 올바른 접근법을 선택하는 능력
  • ④ 타인의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
  • 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