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에 일의 목표나 성과의 완성 상태가 분명하게 도식화되는가. 그렇다면 과감하게 그 일을 직원에게 맡기자. 이때 업무의 목적이나 목표, 전체적 방향성 등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은 필수다. 일이 마무리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도 좋다. 지금 맡은 일이 조직의 목표달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스스로 가늠하게 되어, 업무에 책임감 있게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피(양)를 아는 업무도 직원에게 맡길 수 있다. 단 업무량이 가늠되더라도 각 직원이 해당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를 수 있으므로 맡기기 전에 업무를 세분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해야 할 일의 목록(To Do List)을 정리해서 각 업무에 소요될 시간을 계산한 다음, 그 시간을 전부 더해서 전체적인 업무량을 계산하는 것이다. 복잡한 업무일수록 처음에 업무를 세분화하고 시간을 계산하면 실수행자는 작업의 난이도를 훨씬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외에도 리더가 업무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고 다른 직원(선배, 동료)이나 협력사 직원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등 업무지원체계가 확실히 갖춰져 있을 경우라면 일단 일을 맡기자.
일을 맡길 때는 해당 업무에 필요한 능력과 경험을 갖춘 직원에게 맡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리더가 직원을 도와줄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더욱 지켜야 할 대전제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각 직원의 역량, 상황이 다르므로 이를 잘 구별해서 일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각 직원의 업무 성숙도*를 평가한 후 각 단계에 맞는 수준으로 업무를 맡겨야 한다.
물론 평소 면담 등을 통해 각 직원의 적성과 커리어 비전 등을 파악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고민을 듣고 조언해준 시간이 리더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며, 자신의 커리어 맵을 어렴풋이라도 그린 직원은 업무추진에 어려움이 발생해도 굴하지 않고 의욕적으로 업무를 진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구분 | 특징 | 업무 맡기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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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도1 |
아직 부족한 초보자 역량↓의욕↓ |
지시형 업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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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도2 |
의욕적인 초보자 역량↓의욕↑ |
지도형 업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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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도3 |
역량은 갖췄으나 경험이나 자신감이 없는 중급자 역량↑의욕? |
지원형 업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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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도4 |
차기 리더 후보 역량↑의욕↑ |
위임형 업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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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전달할 때는 커뮤니케이션이 일방적이지 않도록 기록물로 전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업무의 양이 많거나 수준이 높을 경우, 업무의뢰서를 작성하여 직원이 구체적인 업무내용을 파악하고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뢰서에는 업무내용과 목적, 성과, 해야 할 일 리스트(소요시간, 활동방법 포함) 등이 포함되면 된다. 업무 목적은 명확하지만 결과값에 대한 이미지가 모호하다면 미완성 상태로 전달하되, 상사와 직원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식으로 진행해도 괜찮다. 만약 맡기고자 하는 일이 리더의 재량 밖이어서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 사실까지 직원에게 공유하자. 그래야 이후 변동사항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
업무 목표는 디테일한 것이 좋다. 가급적 수치화하여 표현할 것을 추천한다. 이를테면 “○○부문 판매량을 높이게”라는 표현보다는 “○○부분 판매량을 20% 더 높이게”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또한 직원이 실무자로서 재량을 가질 수 있도록 범위를 명확히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다른 직원들에게 “제가 책임자이지만 진행은 ○○ 대리가 하고 있으니 일이 생기면 그쪽에 물어보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직원들의 협조를 받을 명분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직원에게 일을 넘겼더라도 업무 총괄자가 리더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정기적인 업무보고, 상담 등의 자리가 필요하며, 이 시기는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가령 “5월에 첫번째 보고를, 7월에 중간보고를 해주게. 이 시점에는 ○○ 시장 점유율이 어느 정도 상승했는지 확인해줬으면 하네” 하는 식이다. 관리감독을 위해 전체 업무 진척상황을 체크하는 것도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일정표, 실적지표 등을 활용해 업무상황을 정리해두자.